(영성에세이) 날마다 부활의 아침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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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샬렘 댓글 0건 조회 564회 작성일 23-05-02 11:40본문
부활 소식은 어떤 한 인간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합니다. 그 인간은 예수라 이름 하는, 우리와 똑같은 조건 속에 있던 한 인간이었습니다. 죽음이라는 유한성을 숙명으로 삼아야 하는 존재론적 조건 속에 있던 한 인간이었습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세끼 음식을 먹어야 하는 생물학적 조건 속에 있던 한 인간이었습니다. 삶의 비애와 고뇌를 누구보다 뼈저리게 겪어야 했던 심리학적 조건 속에 있던 한 인간이었습니다. 이방 민족인 로마제국의 지배와 착취라는 사회역사적 조건 속에 있던 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이에게는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인간의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꿈꿨다는 것, 욕망과 탐욕의 땅에서 순수와 신성을 꿈꿨다는 것, 비교와 경쟁의 땅에서 상호 존중과 공존을 꿈꿨다는 것, 시기와 질투의 땅에서 연민과 사랑을 꿈꿨다는 것, 증오와 저주의 땅에서 자비와 용서를 꿈꿨다는 것, 거짓의 땅에서 진실을 꿈꿨다는 것이 우리와 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예수라는 사람, 당시 지도자들에게 성가신 존재가 되었습니다. 권세 잡은 자들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영원을 향해 열려 있는 그의 맑고 순수한 시선은 기득권자들의 경건을 가장한 탐욕을 언제나 문제 삼았기 때문입니다. 가난하고 낮은 자들을 향해 열려 있던 그의 따뜻한 마음은 권세 있는 사람들의 교만을 언제나 질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용서와 자비, 진실과 정직을 토대로 한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열망은 계급사회의 허위의식을 언제나 고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발당하셨고, 골고다의 길을 걸으셨고, 아, 마침내 십자가에 처형되고 말았던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그이 아무 말 하지 않았습니다. 혹독한 비난에도, 터무니없는 고발에도, 난폭한 조롱에도 침묵할 뿐이었습니다. 아니, 그 자신이 깊은 침묵이 되었습니다. 그 같은 비폭력이 없었습니다. 그 같은 자기 비움이 없었습니다. 철저하다 못해 처절한 침묵이요, 미련한 비폭력이요, 대책 없는 자기 비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인간 예수의 영혼이 칠흑 같은 밤의 수렁 속으로 속절없이 가라앉은 지 사흘째 되던 날, 침묵하시던 하나님은 마침내 권능의 오른팔을 드셨습니다. 하나님의 생명은 힘찬 물줄기 되어 침묵의 심연을 채우기 시작했고, 하나님의 능력은 그 자기 비움 속으로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그분을 이겼다고 환호하던 사탄과 죽음의 권세는 경악하며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아들의 영혼을 당신의 손으로 붙들어 다시 살리시고 마침내 일으키셨기 때문입니다.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소식은 우리에게 희망의 나팔이 되어 울리고 있습니다. 인간의 땅에서 욕망의 포로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는 우리에게, 그리 애쓰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져 때론 포기하려는 우리에게, 인간의 땅에서 그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며 자주 회의하고 절망하는 우리에게, 힘찬 승리의 나팔로 울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이 아침에 모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경축하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우리를 그렇게도 끈질기게 유혹하는 속세의 모든 것을 부활 생명의 능력으로 이기기 위해 모였습니다. 우리를 그렇게도 위협하는 죽음의 세력을 이길 생명을 얻고, 어둠의 세력을 물리칠 빛을 밝히기 위해 모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고, 그분의 승리를 경축하면서 우리도 그분처럼 인간의 왕국에서 하나님 나라를 꿈꾸기 위해 모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기도합니다. 폭포수 같이 쏟아지는 부활 생명의 물줄기가 우리의 온 몸과 영혼을 적시도록 기도합니다. 더 이상 죄악과 죽음과 마귀의 권세가 우리를 흔들 수 없음을 함께 확인하고 선언하면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부활하신 주님, 우리의 삶이 날마다 부활의 아침이게 하옵소서. 주님의 빛이 날마다 내 안의 어둠과 우울을 이기게 하옵소서. 주님의 생명이 날마다 우리의 무기력과 죽음을 이기게 하옵소서. 주님의 능력이 날마다 악령의 도전과 유혹을 이기게 하옵소서. 하여, 우리의 삶이 날마다 부활의 아침이게 하옵소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 이민재
그러나 그이에게는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인간의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꿈꿨다는 것, 욕망과 탐욕의 땅에서 순수와 신성을 꿈꿨다는 것, 비교와 경쟁의 땅에서 상호 존중과 공존을 꿈꿨다는 것, 시기와 질투의 땅에서 연민과 사랑을 꿈꿨다는 것, 증오와 저주의 땅에서 자비와 용서를 꿈꿨다는 것, 거짓의 땅에서 진실을 꿈꿨다는 것이 우리와 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예수라는 사람, 당시 지도자들에게 성가신 존재가 되었습니다. 권세 잡은 자들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영원을 향해 열려 있는 그의 맑고 순수한 시선은 기득권자들의 경건을 가장한 탐욕을 언제나 문제 삼았기 때문입니다. 가난하고 낮은 자들을 향해 열려 있던 그의 따뜻한 마음은 권세 있는 사람들의 교만을 언제나 질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용서와 자비, 진실과 정직을 토대로 한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열망은 계급사회의 허위의식을 언제나 고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발당하셨고, 골고다의 길을 걸으셨고, 아, 마침내 십자가에 처형되고 말았던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그이 아무 말 하지 않았습니다. 혹독한 비난에도, 터무니없는 고발에도, 난폭한 조롱에도 침묵할 뿐이었습니다. 아니, 그 자신이 깊은 침묵이 되었습니다. 그 같은 비폭력이 없었습니다. 그 같은 자기 비움이 없었습니다. 철저하다 못해 처절한 침묵이요, 미련한 비폭력이요, 대책 없는 자기 비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인간 예수의 영혼이 칠흑 같은 밤의 수렁 속으로 속절없이 가라앉은 지 사흘째 되던 날, 침묵하시던 하나님은 마침내 권능의 오른팔을 드셨습니다. 하나님의 생명은 힘찬 물줄기 되어 침묵의 심연을 채우기 시작했고, 하나님의 능력은 그 자기 비움 속으로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그분을 이겼다고 환호하던 사탄과 죽음의 권세는 경악하며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아들의 영혼을 당신의 손으로 붙들어 다시 살리시고 마침내 일으키셨기 때문입니다.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소식은 우리에게 희망의 나팔이 되어 울리고 있습니다. 인간의 땅에서 욕망의 포로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는 우리에게, 그리 애쓰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져 때론 포기하려는 우리에게, 인간의 땅에서 그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며 자주 회의하고 절망하는 우리에게, 힘찬 승리의 나팔로 울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이 아침에 모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경축하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우리를 그렇게도 끈질기게 유혹하는 속세의 모든 것을 부활 생명의 능력으로 이기기 위해 모였습니다. 우리를 그렇게도 위협하는 죽음의 세력을 이길 생명을 얻고, 어둠의 세력을 물리칠 빛을 밝히기 위해 모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고, 그분의 승리를 경축하면서 우리도 그분처럼 인간의 왕국에서 하나님 나라를 꿈꾸기 위해 모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기도합니다. 폭포수 같이 쏟아지는 부활 생명의 물줄기가 우리의 온 몸과 영혼을 적시도록 기도합니다. 더 이상 죄악과 죽음과 마귀의 권세가 우리를 흔들 수 없음을 함께 확인하고 선언하면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부활하신 주님, 우리의 삶이 날마다 부활의 아침이게 하옵소서. 주님의 빛이 날마다 내 안의 어둠과 우울을 이기게 하옵소서. 주님의 생명이 날마다 우리의 무기력과 죽음을 이기게 하옵소서. 주님의 능력이 날마다 악령의 도전과 유혹을 이기게 하옵소서. 하여, 우리의 삶이 날마다 부활의 아침이게 하옵소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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